자폐증의 가장 근본적 증상

감각이상 때문에
왜곡된 세상을 살고있는 아이들

자폐증 아이들이 보이는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들은 한 가지의 문제 때문에 나타납니다. 그것은 바로

 “ 감각의 이상”

입니다. 

 자폐증 아이들은 외부의 감각, 그리고 내 몸의 감각을 다르게 느끼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감각의 이상은 '시각', '청각','촉각','후각','미각'뿐만 아니라, 회전, 평행 감각을 느끼는 '전정감각', 내 몸의 위치, 자세, 중력을 느끼는 '고유 수용 감각'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서 우리 아이의 모든 감각 영역에 걸쳐서 나타날 수 있죠.

이 외에도 아이들 각자마다
다양한 형태의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증상의 정도도 
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보이는 감각 이상은

  • 1감각 과잉
  • 2감각 둔감
  • 3감각 통합의 이상
  • 4감각 재처리의 이상

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감각 과잉

  자폐증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특정한 감각을 너무 강렬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사소한 빛 자극도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고통스러워하고, 가전제품이 작동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힘들어합니다. 또한 딱딱한 음식의 질감이 너무 아프게 느껴져서 그런 음식을 거부하기도 하죠.

이처럼 감각이 너무 과도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별 것 아닌 자극도 너무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강렬하다는 의미는
너무 강해서 고통스럽다
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특정 감각 자극에 노출되면 힘들어합니다. 짜증을 많이 내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이기도 하고, 반대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강렬하게 느껴지는 감각들은, 시각이면 시각, 청각이면 청각 같은 하나의 감각만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의 모든 감각이 너무 강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온 몸으로 강렬한 자극이 쏟아져들어오는 상태, 즉 '감각의 홍수'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듯한 행동들을 합니다. 

강렬한 자극은
특정 대상에 꽂히게 만들어 버립니다.

또한, 과도하게 느껴지는 감각은, 특정 자극에 노출된 상태에서는 다른 감각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바퀴가 돌아가는 모습을 본 아이는, 돌아가는 바퀴가 너무 강렬한 시각 정보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되면 뇌 전체가 이 시각정보에 압도되고, 다른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엄마가 불러도 듣지 못하고, 누가 옆에와도 인식하지 못합니다.
 하나의 대상에 몰입해버리면, 호명반응도 없어지고, 사회성, 상호작용 등도 사라집니다.

감각 둔감

감각 과잉과 반대로, 특정 감각들은 잘 느끼지 못하거나,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여기 저기 부딪히고 다니기도 하고, 회전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제자리에서 뺑글뺑글 돌기도 합니다. 또한 눈에 전구를 가까이 대고 처다봐도 눈부셔 하지 않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죠.

 이렇게 감각이 둔화되어 있으면, 당연히 세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또한, 감각 둔감 때문에
감각 추구가 발생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감각 추구' 가 있습니다.
 돌아가는 물체를 계속 처다보려 하거나, 냉장고 소리, 세탁기 소리 등을 계속 들으려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입으로 쫩쫩 소리를 내기도 하고, 엄마 몸에 자기 얼굴을 부비고, 물건을 입 주변으로 자꾸 가져갑니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 점프를 하거나, 제자리에서 뱅긍뱅글 도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행동들을 아주 자주 하고, 몰두해서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이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면, 짜증이 폭발하고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죠.

 우리 아이들이 감각 추구를 보이는 이유는 감각이 둔감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행동들을 반복하면, 둔감해져 있는 감각에 자극이 되어서, 그 감각을 그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하는 것입니다. 잘 느껴지지 않던 감각이 느껴지면 즐겁기 때문에 몰입해서 하루종일 감각추구를 합니다. 

 감각 추구는 감각 이상이 개선되어서 감각이 제대로 느껴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감각 통합의 이상

 세번째로, 여러 감각을 통합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는 일상적인 활동들이 자폐 아이들에게는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여러 감각을 종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손을 뻗어서 물건을 잡는 간단한 행동도, 물건을 보는 시각 정보, 근육을 움직여서 손을 뻗는 고유수용감각, 손에 물건이 닿는 촉각, 다시 손을 오므려서 물건을 잡는 감각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폐 아이들 중에서는 떨어져있는 물건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죠.

 많은 자폐 아이들이, 자전거 타기, 킥보드 타기에 어려움을 보입니다. 자전거, 킥보드는 내가 가고자하는 방향을 보는 시각 정보, 손을 움직여서 핸들을 조정하는 감각, 페달을 밟거나 발판을 굴리는 다리의 감각이 통합되어야 합니다. 활동량이 상당히 많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을 정도인 아이들도, 자전거는 못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 들은 것을 표현하는 능력 등도 여러 감각이 합쳐져서 수행하는 것이므로, 이런 능력도 떨어지죠.

 한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이들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서로 섞어버리기도 합니다. 소리를 들으면, 시각 정보도 느껴지고, 특정 색을 보면, 특정한 소리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하이톤의 목소리를 들으면, 눈 앞이 까매지는 등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시각과 청각 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정보가 서로 영향을 주고, 간섭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되면, 당연히 세상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엄마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시야에 변화가 생기거나, 피부가 가려워 지는 등의 감각 변화가 동반이 되어서, 도대체 이 자극이 엄마가 나를 부르는 소리인지, 시각정보인지 청각정보인지 가늠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 수밖에 없고, 혼자만의 세상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감각이 섞여버리는 현상을
공감각 (共感覺,Synethesia)이라고합니다

이 내용은 한의원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감각 재처리의 이상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은 받아들인 감각을 해석하고 재처리하는 능력에 문제를 보입니다.

 우리는 귀, 코, 입, 피부를 통해서 받아들인 감각을 그대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온 감각은 뇌에서 해석 과정을 거치게 되고, 해석된 결과물을 우리가 인식합니다.

착시 사진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있는 그대로 보는게 아니라

뇌에서 해석한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뇌가 착각을 하기 때문에

잘 못 보고, 듣고, 느끼게 됩니다.


우리 뇌는 중요한 정보는 증폭해서 받아들이고, 필요없는 정보는 차단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끄러운 까페에서 이야기를 할 때, 친구의 말에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주변의 백색 소음은 신경쓰이지 않게 됩니다. 귀에서는 친구의 말, 주변 사람들의 대화, 발소리, 커피 만드는 소리 등등도 동일하게 뇌로 전달하지만, 뇌에서 중요한 정보만 받아들이고 필요없는 정보는 버리기 때문에 친구의 말에만 집중할 수 있죠.

우리 아이들은 이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소음이 들리는 장소에서는 사랑스러운 엄마의 말소리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감각이 과민하기 때문에 주변의 약한 소리들이 너무 강렬하게 들리므로, 더더욱 엄마의 말에 집중할 수가 없죠.

 그리고, 우리는 부분 부분을 모아서 전체룰 인식할 수 있습니다. 눈, 코, 입을 보면 누구나 얼굴을 떠올리게 되죠. 심지어 실제 눈, 코, 입이 아닌, 비슷한 구멍들을 보고 얼굴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보고, 콘센트 구멍들을 보고 얼굴을 떠올릴 수 있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아주 세세한 부분 부분에 매몰되어서, 전체를 보지 못합니다. 눈, 코, 귀를 보고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고 눈 따로, 코 따로 귀 따로 인식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눈도, 가느다란 속눈썹에 꽂혀서 그것만 머리에 들어와서 눈으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은
'감각 이상' 때문에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고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감각 이상 때문에
자폐증의 여러 증상들이 

2차적으로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