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 클리닉

마음의 문제가 아닌, 뇌의 문제!

 자폐증이라는 병명이 서양 의학에 등장하고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자폐증이라는 질환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당연히 그 전에도 자폐증은 존재했습니다. 서양의학에서 자폐증을 인식하고 병명을 붙인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을 뿐이지 새로운 병이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도 예로부터 자폐증을 치료했습니다. 다만 자폐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죠. 한의학에서는 “五遲”, “五軟”, “無脈” 등의 용어로 표현하고, 치료해 왔습니다. 서양의학과 가장 큰 차이점은, 자폐증을 치료할 때, 아이의 온 몸 상태를 고려해서 치료한다는 점입니다. 자폐증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을 치료할 때도, 한의학에서는 몸 전체적인 문제를 고려해서 치료합니다. 
 자폐증, 그리고 다른 발달 장애 치료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소화기의 상태를 많이 고려합니다. 경험적으로, 자폐증, 발달 장애 아이들이 소화기의 문제가 많이 보였고, 또 소화기 증상이 개선되면 자폐증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현대 의학에서 최근에 밝혀지고 있는 사실들과 일치하는 것이죠.

 저희 한의원에서도 자폐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장 기능, 소화 기능을 고려합니다. 자폐증 아이들이 흔히 보이는 장 기능의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대변 냄새가 심하다.
 2. 항생제를 오래 복용했다.
 3. 변비가 있거나 설사가 있다. 아니면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4. 방귀를 자주 낀다. 방귀 냄새가 독하다.
 5. 방광염, 오줌 소태가 자주 생긴다. (특히 여자 아이)
 6. 항생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자폐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7. 아침에 일어날 때 입냄새가 심하다.

 이런 증상들은, 우리 아이들의 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장 기능의 문제, 장내 세균의 문제, 장에서 뇌로 연결된 미주신경을 통한 신호 전달 등을 통해서 장의 문제는 뇌의 손상을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 기능을 잡아주는 것이 치료 초기에 해야될 일입니다.

 한약 치료를 하면, 우선 소화기 증상부터 개선이 됩니다.

 자폐증을 치료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 초기에 소화기부터 개선되는 반응이 나타납니다. 장 기능이 개선되고 대변이나 소변의 문제가 개선됩니다. 이런 반응들은 한약 시작 후 1달 안에 대부분 나타납니다. 장 기능이 개선되면, 장에서 생기는 독소나 장의 면역 반응이 줄어들어서 뇌가 더 이상 공격받고 손상당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감각 이상이 개선됩니다.

 장 기능이 개선된 이후에는 뇌 기능이 회복되면서 감각의 이상이 점점 개선됩니다. 
 
 치료 초기에 어머님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식욕, 소화 부분이 개선되는 것입니다. 

 1. 편식이 심한 아이들의 편식이 줄어듭니다.
 자폐증 아이들이 편식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편식의 수준이 아닙니다. 단지 이 음식을 싫어해서 안 먹는 게 아닙니다.
 어떤 음식은 씹을 때 통증이 생기거나 아주 불편한 느낌을 느끼고, 특정 냄새가 너무 강렬해서 괴롭고, 이런 맛은 너무나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편식을 심하게 합니다. 즉, 미각의 이상, 구강 감각의 이상, 후각의 이상으로 인해서 극도의 편식을 보이는 것이죠. 따라서 자폐증 아이들의 편식이 좋아진다는 것은, 단지 소화기가 개선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감각의 이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 허기짐을 참지 못하고, 폭식하는 성향이 줄어듭니다.
 편식과 반대로 폭식을 하는 자폐증 아이들도 있습니다. 폭식도 마찬가지로 감각 이상으로 인해서 발생합니다. 즉, 배부른 느낌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음식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폭식을 하게 됩니다. 자폐증 아이들의 폭식도 뇌 손상으로 인한 것이지, 심리적인 요인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이 줄어든다는 것은 바로, 뇌 손상이 호전되고 있고, 감각이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식욕, 소화 부분이 개선될 때, 아이의 운동 기능이나 다른 감각들도 동시에 점점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감각이 회복되기 시작하는 이 시기에는, 뇌가 새로 손상되는 일은 끝나고, 원래 있던 손상이 점점 회복되는 시기입니다. 자폐 증상이 심한 아이, 즉, 뇌 손상이 광범위하고 심한 아이들은 당연히 회복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경계성 자폐를 보이는 아이들은 조기에 회복을 하겠죠. 따라서 아이의 상태에 따라, 이 시기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한약이 뇌 안으로 들어가는가?'

 간혹, "한약을 먹으면 뇌로 들어가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또는, "한약이 어떻게 뇌를 치료할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시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뇌를 치료하는 한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것은 아닙니다. 

뇌에는 BBB라는 보호막이 있어서 크기가 아주 작은 물질들, 그리고 일부 지용성 물질만 통과를 하고, 나머지 물질들은 통과하지 못합니다.

한약은 대부분 천연물질이다보니 크기가 커서 뇌 안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뇌를 치료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일부는 자유롭게 뇌 안팎을 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뇌 안의 이물질을 배출하기도 하고 여러 면역 작용을 하죠. 

 한약은 면역력을 키우고, 면역 세포의 작용을 촉진해서, 간접적으로 뇌 신경의 손상이 회복되도록 도와줍니다. 

 뇌 신경에 직접 작용을 하는 약물들은 의존성이나 내성 등이 생기기도 하고, 뇌 신경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한의원에서는 이런 약물들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뇌 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한약재 중에서
'마황','천마' 등은
BBB를 통과해서 뇌로 들어갑니다.

이런 약재들은 즉각적인 효과를 일으키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그 이후 자폐증상 (사회성, 언어)이 좋아집니다.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감각 이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입니다. 외부 환경을 원활하게, 있는 그대로 인식하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호 작용이 늘어납니다. 즉, 엄마를 엄마로 인식하게 되고, 엄마와 즐거운 경험, 감정을 공유하면서 상호작용을 익혀가게 됩니다. 그리고 또래 아이들과도 점점 상호작용이 되면서, 건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게 됩니다.

 엄마와 눈 맞춤이 생기고, 발화가 시작되는 것은 바로 이 시기부터입니다. 뇌 손상이 회복되고, 감각 이상이 개선된 상태가 된 후, 마치 신생아가 세상을 경험하고 말을 배워가듯이, 새롭게 경험하고, 배워가는 것이죠.

 장 기능 개선 -> 감각 이상 개선
 -> 사회성 회복

장 기능의 이상 (독소)
->
뇌 손상 발생
->

자폐증 발생
(뇌 손상 및 발달 저하)

따라서 반대로,
장 기능을 개선하고

뇌 발달을 돕고, 손상을 조절하면서
정상적인 신체 발달을 

도와주는 치료가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면역 반응이 원인인 자폐증의 치료

장 기능 문제가 아닌, 면역 반응이 원인이 되는 자폐증 아이들은 '장 기능을 개선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1. 면역체계를 바로잡고, 뇌신경의 염증을 치료합니다.

뇌와 몸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뇌는 BBB라는 보호벽이 있어서 뇌 밖의 물질이 쉽게 뇌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몸의 면역 세포 중 일부는 뇌 안팎으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신경들,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등을 통해서 뇌 이외의 몸과 긴밀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몸의 이상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내 몸을 조절해서 뇌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죠. 
 내 몸의 면역 체계가 바로잡히면, 뇌에 발생한 염증도 조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몸의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 동시에 뇌 신경이 원활하게 성장, 발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한약이 뇌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 '뇌와 몸이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잘 모르시거나, '뇌는 변화할 수 없다고 착각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뇌와 몸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몸이 튼튼해지면 뇌 발달도 촉진될 수 있고, 반대로 몸의 병이 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대략 만 30세까지는 성장, 발달을 하고, 만 30세가 지나서도 경우에 따라서 뇌 신경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한약 치료로 몸을 개선해주면, 뇌 기능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고, 뇌 신경의 성장, 발달도 충분히 도와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총명탕'이나, '공진단' 등이 뇌 신경을 발달시키고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 약들보다 더 효과적인 자폐 치료 한약을 처방합니다만, 한약은 충분히 뇌를 발달시키고 뇌 신경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합니다. 

자폐는 마음의 병이 아닙니다.
자폐는 뇌의 병입니다.

그리고 불치병도 아닙니다.
단지 난치병입니다.

효과적인 한약 치료,
안전한 한약 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