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또다른 증상들 소아편

주의력, 과잉행동 외에도 문제가 생겨요

ADHD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질환의 증상을 '주의력의 결핍'과 함께 '과잉행동'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ADHD는 이 증상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이 두 증상 외에
다른 증상들 때문에
더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다른 증상들

1. 감각이 많이 예민하다.

ADHD를 가진 아이들 중 일부는
'감각이 극도로 예민한 아이들'입니다. 감각이 예민하다보니 다른 사람은 불편해하지 않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게 되죠. 

앞서, ADHD는 강한 자극에 과집중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감각 자극은 아이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과집중하게되고 그것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지죠.

심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몸도 상당히 예민한 아이들입니다. 이런 감각의 예민함은 전 영역의 감각에 걸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각 : 시끄러운 소리를 참기 힘들어함. 사람 많은 곳, 시끄러운 곳에서는 쉽게 피곤해짐, 자다가 조그만 소리에도 쉽게 깬다
촉각 : 어릴 때부터 손이나 몸에 뭐가 묻는 것을 싫어헀음. 특정 질감의 옷, 이불을 힘들어함. 까치발을 한다.
미각 : 편식이 심함. 먹는 음식만 먹고, 낯선 음식은 거부함
후각 : 냄새에 민감함. 강한 냄새에 토하려고 함. 차멀미가 심함
시각 : 빛 자극에 많이 민감함. 눈이 쉽게 피곤해짐
전정, 고유수용체 : 놀이기구 등을 타기 힘들어함. 어지러움을 심하게 느낌, 조금만 높은 곳도 무서워함

 반대로, 감각 추구를 많이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감각 자극이 강렬하게 느껴지므로 그것을 자꾸 느끼려고 반복하기도 합니다. 심심할 때일수록 더더욱 그런 행동을 많이 하죠. 

이렇게 감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낯선 것, 새로운 것을 거부하기도합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알고 있는 것들만 하려 하죠.

이런 성향이 더 심해지면
불안도가 높고, 긴장을 잘 하게 됩니다.

2. 말이 느렸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ADHD 를 가진 아이들은 발달이 느렸던 아이도 많습니다. 특히 언어 발달이 느렸던 아이도 많죠.  
언어 발달도 뇌에서 일어나는 것 입니다. 특히 뇌의 전두엽에서 언어 기능이 발달하죠. 그런데 ADHD는 전두엽 발달이 느려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언어 발달이 느릴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양호하고, 수용언어도 정상적 속도로 발달하는데,  표현언어만 느린 형태가 많습니다. 그리고 말이 트이고 나서도 발음이 어설픈 아이들이 많습니다. 

ADHD가 심한 아이들은
어릴 때, 자폐같아보이기도 합니다.


3. 소근육, 협응 발달이 느렸다.

ADHD 아이들은 신생아, 영유아기때부터 증상이 나타납니다. 뇌 발달이 늦어져서 생기는 질환인데, 일생에서 뇌 발달이 가장 덜 되었을 때가 신생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는 누구나 다 발달이 덜 된 시기이므로 이상해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ADHD를 가진 아기들은 다른 아기들보다 많이 움직이고 가만히 있지 않는 증상을 자주 보입니다. 
  그렇게 많이 움직이는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운동성의 발달이 느린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복잡한 소근육 운동 발달이 느리고, 협응 발달이 느린 아이들입니다.

소근육 발달 저해 - 단추 잠그기, 묶기 등을 잘 하지 못함. 글씨가 삐뚤삐뚤하다. 
협응 발달 저해 - 한발로 점프하기, 자전거타기, 킥보드 타기 등이 느리고 잘 하지 못함

4. 사회성이 부족하다.


ADHD 아이들은 교우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아이들의 사회성이 조금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함
- 세세한 감정의 변화를 잘 캐치하지 못함
- 사회적인 신호, 타인의 비언어적 표현 (표정이나 동작, 말투 등으로 표현)을 잘 캐치하지 못함
- 비유적인 표현, 농담 등을 잘 이해하지 못함
-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과집중해서, 본인 이야기만 함
-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남들도 당연히 좋아할거라 생각하고 그것에만 관심을 쏟기를 요구함
- 맥락과 관계없는 말을 하고, 분위기를 해침
- 순서를 기다리고, 참는 것을 잘 못함

이런 현상들을 보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가 매끄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또래 친구와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에 크게 흥미가 없거나 거부하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도리어, 잘 지내고 싶고 친한 친구들을 만들고싶은데, 자꾸 외면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다보니 상처를 많이 받는 아이들입니다. 

5. 감정 기복이 심하다.

ADHD 아이들은 감정을 아주 격렬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감정 기복도 심하기도 합니다.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 같다."
"감정의 노예가 된 것 같다."
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감정은 아주 강렬한 경험입니다. 화가 났을 때는 그 감정에 완전히 압도되어서 다른 어떤 것들도 신경쓰지 않게 됩니다. 

 "감정에 완전히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ADHD를 가진 사람들은 강한 자극에 과집중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감정 자극에 더더욱 강하게 압도되고 사로잡힙니다. 갑작스럽게 격렬히 화를 내었다가 거기에 몰입되어서 지속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죠.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거나, 본인이 또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우울해 하고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이때 또 감정에 몰입되어서 과하게 낙담합니다. 이래저래 감정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리는 것이죠.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감정이 강렬해지는 질환이 또 있습니다. 바로 조울증 (양극성 장애) 입니다. 실제로 조울증과 ADHD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깊게 들어가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감정의 영역에서 
 - 조울증 (양극성장애) - 감정 변화의 텀이 길다.
    ( 예, 며칠 동안 조증 상태 유지, 그 이후 수개월 동안 우울 상태 유지)

- ADHD - 감정의 변화가 순간적이고 비교적 짧음
  (예, 하루에도 수 차례 감정이 바뀜)

6. 금방 들킬 거짓말을 자주 한다. 

ADHD 아이들은 '미래를 대비하고, 예측하는 능력', '나중을 위해서 지금 참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지금 당장의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서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보면, 안 할 거짓말도 별 생각없이 하게되죠.

아이가 나빠서 그러는게 아니라
뇌 때문에 그런겁니다.

7. 손발톱 뜯기 (손 거스러미 뜯기)


ADHD 아이들은 유독 손발톱을 물어뜯고, 손 거스러미를 뜯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 우리 애는 손톱깎이를 써본적이 없어요. "
" 손이 피투성이에요."
" 얼마나 유연한지, 발도 자기가 물어뜯어요"

이 아이들은 왜 손발톱을 뜯을까요?

먼저, 감각이 예민한 것이 원인이 됩니다. 앞서 이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감각이 예민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손끝에 뭐가 조금만 일어나도, 손톱이 조금만 자라나도 강하게 자극을 느끼고, 거슬리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뜯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죠.

 또한, 이 아이들은 잠시도 심심한 것을 못 견딥니다. 그래서 심심할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죠. 심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손톱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또, 불안도가 높아서 뜯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 예민하고, 부정적 피드백을 자주 받아서 심리적으로도 주눅이 들어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러다보니 불안도가 높아지고,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손톱을 물어뜯기도 합니다.

소아자위를 보이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심심해서, 불안해서

그 부위가 민감하니까
생식기를 자주 만집니다.
성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8. 소변의 문제 - 낮 소변 + 야뇨증

ADHD 아이들 중에서 소변의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이 아주아주 많습니다. 이 아이들은 낮 소변에도 문제를 보일 수 있고, 밤 소변에도 문제를 보일 수 있습니다.  

 1) 낮 소변 문제 
  -  낮에 자주 소변을 본다 
  - 소변이 조금만 차도 봐야 함 (감각이 예민해서 조금만 소변이 차도 불편하게 느낌)
  - 또 긴장을 잘 하니까 자주 마렵기도 함
  - 참다가 급하게 소변 본다. 그러다가 지리기도 한다. ( 재밌는 거 할 때 거기에 꽂혀서, 소변 마려운 감각을 잊게 됨. 그러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화장실로 뛰어감. 그러다가 지리기도 함)
 
  2) 야간 소변 문제 
   - 너무 깊게 잠드는 것이 문제인 아이들 (늦게 자고, 깊게 자고, 아침에 못일어나고, 그 다음날 피곤한데 저녁에 각성 올라와서 또 늦게 잠). 그래서 소변이 찼을 때 깨어나지 못함.
  - 발달이 조금 느린 아이들. 그래서 소변 조절 능력 발달 지연 (야간뇨 조절도 뇌 발달과 연관이 있음)

9. 야제증 (수면장애)


수면 문제를 가진 ADHD 아이들이, 수면이 괜찮은 ADHD 아이보다 훨씬 많은 듯 합니다. 그래서 ADHD 아이를 진료할 때 수면을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ADHD 아이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수면 패턴이 있습니다.

"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몇 시간이 걸려서 겨우겨우 잠이 듭니다. 그렇게 늦게 자다보니, 피곤해서 골아떨어집니다. 그래서 아침에 학교갈 때는 깨워도 일어나지 못합니다. 겨우겨우 학교에 가서는 오전동안 비몽사몽입니다. 오후 늦게부터 저녁으로 갈수록 점점 잠이 깨고, 이제 각성이 올라옵니다. 그러다보니 또 밤에는 쉽게 잠에 들지 못하게 됩니다. "

 이렇게 수면 문제를 보이면, 낮 시간에 더 산만해지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졸릴 때는 누구나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기 때문이죠.

 이 아이들은 수면 주기의 조절이 힘듭니다. 그래서 자고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싶을 때 일어나게 두면,

 '자는 시간이 조금씩 밀리고, 일어나는 시간도 조금씩 늦어집니다.'

이를 '수면 위상 지연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ADHD 아이들은 뇌 발달이 조금 느립니다. 그래서 수면 주기의 조절 능력도 덜 발달하게 됩니다.

 또한 감각이 예민한 것도 수면에 악영향을 줍니다. 잠들기 힘든 아이가 겨우겨우 잠에 들었다가도, 조금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빛 자극이 들어오면 바로 깨버립니다. 그러고 또 다시 잠들기가 힘들어지죠. 

어릴 때 극심한 야제증
(자다가 깨서 우는 것)을
보였던 아이들 중에서

ADHD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